보청기를 알아보시다 보면 같은 브랜드 안에서도 100만원대부터 500만원대까지 가격이 나뉘어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겉모습은 거의 같은데 가격은 몇 배가 차이 납니다. 그 차이가 실제로 무엇인지, 그리고 그 차이가 어떤 상황에서 체감되는지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영상으로 먼저 보기 (3분 23초) · 히어로랩 EP08 — 가격대를 가르는 세 가지

겉모습은 거의 같고, 속이 다릅니다

가격대가 달라도 보청기의 형태와 크기는 거의 같습니다. 귀에 걸리는 모양도, 손에 쥐었을 때의 느낌도 비슷합니다. 겉만 보고 등급을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

차이는 눈에 보이는 곳이 아니라 안에서 소리를 다루는 방식에 있습니다. 보급형이 들어온 소리를 청력에 맞게 키우고 시끄러운 소리를 줄이는 데 집중한다면, 상위 등급은 여기에 말소리가 어느 방향에서 오는지 판단하고 환경이 바뀌면 스스로 설정을 바꾸는 처리가 더해집니다.

보청기 가격대를 가르는 세 가지 - 소리를 나누는 채널, 소음 속 말소리, 자동 전환과 연결
가격대를 가르는 세 가지 — 채널 · 소음 속 말소리 · 자동 전환

차이 하나 — 소리를 나누는 채널

첫 번째는 소리를 몇 구획으로 나누어 조절하느냐입니다. 흔히 채널이라고 부릅니다.

청력은 주파수마다 다르게 떨어집니다. 낮은 음은 잘 들리는데 높은 음만 떨어진 분도 계시고, 중간 대역이 움푹 꺼진 분도 계십니다. 채널이 촘촘할수록 이 굴곡을 더 세밀하게 따라갈 수 있습니다.

다만 숫자가 클수록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8채널에서 16채널 정도면 대부분의 청력에 맞추는 데 충분합니다. 브랜드마다 채널을 세는 기준이 달라 숫자만 단순 비교하는 것도 큰 의미가 없습니다.

차이 둘 — 소음 속에서 말소리를 가려내는 힘

두 번째가 체감 차이를 가장 크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보급형은 시끄러운 소리를 전체적으로 줄이는 쪽에 가깝습니다. 소음이 줄어드는 대신 말소리도 함께 작아집니다. 상위 등급은 여러 개의 마이크로 말소리가 오는 방향을 판단해, 그쪽은 살리고 나머지를 눌러 줍니다.

그래서 여러 사람이 동시에 말하는 자리에서 차이가 확실히 드러납니다. 조용한 방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차이가 식당에 앉는 순간 벌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차이 셋 — 자동 전환과 연결 기능

세 번째는 환경이 바뀔 때 스스로 얼마나 빨리 맞춰 주는가, 그리고 연결과 충전 같은 편의 기능이 어디까지 지원되는가입니다.

상위 등급일수록 조용한 방, 길거리, 식당, 울림이 큰 공간을 스스로 구분해 설정을 바꾸는 단계가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보급형은 사용자가 직접 버튼으로 바꿔 주셔야 하는 경우가 더 잦습니다.

블루투스로 전화나 텔레비전 소리를 직접 받는 기능, 충전 방식, 전용 앱으로 세밀하게 조절하는 기능도 등급에 따라 지원 범위가 달라집니다.

핵심

가격대의 차이는 소리가 얼마나 커지는가가 아니라, 복잡한 소리를 얼마나 잘 정리해 주는가에서 벌어집니다.

그래서 차이는 어디서 드러나나

정리하면, 조용한 곳에서는 차이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조용한 방에서 한 사람과 마주 앉아 이야기할 때는 100만원대로도 충분히 또렷합니다.

차이가 벌어지는 건 식당이나 모임, 여행처럼 여러 소리가 겹치는 자리입니다. 같은 사람이 같은 귀로 들어도 환경이 달라지면 평가가 달라집니다. 상담 때 어디서 가장 답답하셨는지를 여쭤보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보청기 등급 차이가 드러나는 자리 - 조용한 방에서는 비슷하고 식당 모임에서는 벌어진다
차이는 조용한 곳이 아니라 소리가 겹치는 자리에서 드러납니다

그러면 어떻게 고르나

기준은 가격표가 아니라 생활입니다. 다음 세 가지를 스스로 확인해 보시면 방향이 잡힙니다.

  • 1하루에 사람을 몇 분이나 만나시나요? 대화 상대가 많을수록 소음 속 처리 능력이 중요해집니다.
  • 2식당이나 모임 자리가 잦으신가요? 등급 차이는 이런 자리에서 가장 크게 드러납니다.
  • 3주로 텔레비전과 전화 통화에 쓰시나요? 그렇다면 연결 기능이 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하루 대부분을 집에서 조용히 보내신다면 중간 등급으로도 만족하시는 분이 대부분입니다. 모임이 잦고 외출해서 대화하실 일이 많다면 상위 등급을 선택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등급보다 먼저인 것

한 가지는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느 등급이든 내 귀에 맞게 조절이 끝나야 제 성능이 나옵니다.

500만원대를 고르셔도 제조사 기본 피팅값 그대로 쓰신다면, 잘 맞춰진 100만원대보다 못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등급을 올리기 전에, 지금 쓰시는 기기가 제대로 맞춰져 있는지부터 확인해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실이측정처럼 실제 귀 안에서 소리가 어떻게 전달되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면, 같은 기기라도 체감이 달라집니다.

상담 전에 정리해 두시면 좋은 것

  • 하루 중 가장 답답했던 장소와 상황을 한두 가지 적어 둡니다.
  • 지금 쓰는 보청기가 있다면 구입 시기와 마지막으로 조절받은 시점을 확인합니다.
  • 텔레비전, 전화, 모임 중 어디에 가장 많이 쓰는지 순서를 정해 봅니다.
  • 함께 사는 가족이 어떤 점을 불편해하는지도 함께 들어봅니다.

이 네 가지만 정리해 오셔도 어느 등급이 맞는지 훨씬 빠르게 좁혀집니다. 가격부터 정하고 시작하면 오히려 돌아가게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채널 수가 많을수록 잘 들리나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8채널에서 16채널 정도면 대부분의 청력에 맞추는 데 충분합니다. 브랜드마다 채널을 세는 기준이 달라 숫자만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크지 않습니다.
조용한 집에서만 쓰는데도 상위 등급이 필요할까요?
대화 상대가 한두 분이고 조용한 환경 위주라면 중간 등급으로도 만족하시는 분이 대부분입니다. 등급 차이는 소리가 겹치는 자리에서 주로 드러납니다.
지금 쓰는 보청기가 답답한데 등급을 올려야 하나요?
등급을 바꾸기 전에 지금 기기가 내 청력에 맞게 조절되어 있는지부터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기본 피팅값 그대로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어느 등급이 맞는지 미리 알 수 있나요?
청력검사와 전문가 상담을 통해 생활 환경을 함께 확인하면 방향이 잡힙니다. 실제로 착용해 비교해 보시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정리

오늘의 정리

가격대의 차이는 소음 속 말소리 처리에서 가장 크게 드러나고, 선택 기준은 생활 환경입니다. 그리고 어느 등급이든 내 귀에 맞춘 피팅이 먼저입니다.

히어로랩(HEAROLAB)은 보청기와 청각에 관한 이야기를 쉽게 풀어드리는 조현난청연구소의 유튜브 채널입니다. 이 글의 영상 버전은 유튜브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가까운 조현난청연구소에서 전문가 상담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2009년부터 목동·인천·수원 3개 직영센터를 운영해 왔습니다. 청력검사와 무료 청음 테스트로 어느 등급이 맞는지 직접 비교해 보실 수 있습니다.

※ 보청기의 효과와 적응 기간은 개인차가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정확한 제품 선택은 청력검사와 전문가 상담 후 결정하시기 바랍니다.